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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조 - Future Orchestra Classics Vol.4 콘서트 리뷰히사이시조 (Joe Hisaishi) 2022. 2. 11. 00:34반응형
시작하며
F.O.C. 시리즈도 벌써 4번째가 된다. 이번 공연도 실시간 스트리밍이 결정되어 일본 공연을 한국에서 즐길 수 있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콘서트 직후에 소감을 나눌 수 있고,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아카이브로 볼 수 있으니,
실시간 스트리밍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다.
언젠가는 팬데믹의 상황이 좋아져서 회장에 직접 가서 팜플렛이나 CD등을 구매하고 연주를 직접 들어볼 날이 오면 좋겠다.
F.O.C. 시리즈에 대해
Future Orchestra Classics(F.O.C.) 시리즈는 히사이시조의 대표 콘서트 시리즈 중 하나로,
나가노에서 활동하던 N.C.O.를 모체로 해서 재결성된 퓨처 오케스트라(Future Orchestra)가 고전의 클래식 작품을 히사이시조의 작품 등의 현대 작품과 함께 연주하는 프로그램이다.퓨처 오케스트라는 엄선한 수석 연주가로 이루어져있고,
히사이시조는 지휘를 겸하는 작곡가로써 시대를 앞서간 지휘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는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의 치클루스가 진행중이다.
Program
Lepo Sumera : Musica Profana
Joe Hisaishi : Winter Garden—-intermission—-
Brahms : Symphony No.3 in F major Op.90—encore—
Brahms : Hungarian Dance No.6 in D Flat Major
Lepo Sumera : Musica Profana
히사이시조의 팬이라면 이제 레포 수메라는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이번 콘서트에 연주되는 레포 수메라의 곡은 현악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곡이다.
언제부턴가 히사이시조의 콘서트에는 현악으로만 연주되는 곡이 최소한 한 곡씩은 포함되는 것 같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금관악기 연주자들의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콘서트 레파토리로 소편성의 현악으로 된 곡들을 시도해보는 것일수도 있고, 단순히 히사이시조가 현악 오케스트라를 자주 즐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Musica Profana는 자주 연주되거나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꽤 재밌는 곡이었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멜로디가 리듬감있게 진행되다가 멈추다를 긴밀하게 반복하면서 진행된다.
현대곡을 자주 연주하는 수석 연주자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 미니멀 음악을 작곡하고 있는 히사이시조에게 적합한 곡이라고 생각했다.
몇 차례 느슨하게 진행되다가 다시 처음의 분위기로 회귀하는 것을 반복하는데, 쉼표를 적절히 활용한 곡이라는 측면에서 히사이시조의 2 Pieces라는 곡의 첫번째 악장인 Fast Moving Oppositions라는 곡이 떠올랐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곡이 고조될 때 히사이시조가 큐싸인을 주는 모습이 멋있었다.
마무리가 정말 멋졌던 곡이었다.
F.O.C. vol.3에서 연주한 레포 수메라의 2번째 교향곡도 정말 인상깊었는데, 이번 곡도 정말 굉장했다.
Joe Hisaishi : Winter Garden
Winter Garden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으로 작곡된 미니멀 곡이다.
2006년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버젼으로 2악장의 곡으로 작곡되었고, 이는 음반으로도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에 새롭게 3악장이 덧붙여진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 버젼이 되고나서 2014년에 다시 개정된 버젼이 나왔지만 영상이나 음반 등으로는 남지 않았던 미지의 곡이다.
히사이시조의 미니멀 곡을 들을 때는 최근에 타악기에 귀를 기울이는 편인데, 반짝이는 글로켄슈필, 트라이앵글이나 빠질 수 없는 우드블록 소리도 있었다. 특히 뒤에 있는 카우벨이 이목을 끌었다. 히사이시조의 The East Land Symphony나 Deep Ocean에 쓰였던 악기이다. (2017년의 한국 공연에서도 봤던 반가운 악기이다. )
콘서트 마스터인 Kaoru Kondo의 멋진 바이올린 솔로로 시작하는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버젼과 달리 퍼커션이 바이올린과 함께 포근한 소리를 내며 시작하는게 인상적이었다.
1악장은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를 중심으로 경쾌한 느낌으로 진행되는 곡이었다.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였다.
마지막에 바이올린의 고음으로 마무리되는데, 그 순간 오케스트라가 갑자기 모두 잠잠해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2악장은 앞서 이야기한 카우벨과 함께 시작한다. 명상적 분위기의 잔잔하고 포근한 곡이었다.
바이올린의 관능적인 솔로 연주가 정말 좋았다. 함박눈이 사뿐 사뿐 쌓이는 편안한 느낌에서 점점 긴장감이 고조됐다.
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린을 포근하게 감싸며 마무리.
산뜻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3악장은 바이올린의 기교가 돋보이는 곡이었다.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이 중간중간 교차하며 차례로 주요 주제를 연주했다.
튜블러 벨이 합세하면서 더욱 풍부하고 근사한 분위기였다.
솔로 바이올린의 카덴차 직전 오케스트라가 힘차게 역동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카덴차는 정말 완벽했다! 바이올린의 기교라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곡이 마무리될 때 즈음 들리는 악기는 비브라폰일까? 따뜻한 음색으로 감싸며 끝을 예고하는데, 정말 멋진 마무리였다.
Brahms :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인터미션 후에 이어지는 곡은 , 오늘의 주인공인 브람스의 3번 교향곡이다.
1악장은 관악기의 힘찬 화음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밝은 듯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딘가 복잡미묘한 감정도 느껴졌다.
때때로 등장하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화음 부분이 멋졌다.
2악장은 긴장됐던 하루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었다.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이다.
3악장은 아마도 브람스의 3번 교향곡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악장이 아닐까? 호소력 짙은 멜로디에 가을의 향기가 물씬 나는 느낌이었다.
Nobuaki Fukukawa씨의 호른 연주는 얼마나 멋지던지!
뒤이은 오보에도 정말 좋았다. 최고였다!
3악장이 끝날 때쯤에는 잠시 울컥했다. 평생 기억하고 싶은 멋진 순간이었다.
4악장은 정말 강렬하고 열정적인 연주였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고 있었다. 3악장에 버금가게 멋진 악장이었다.
4악장은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브람스의 3번 교향곡의 모든 악장이 이렇게 차분하게 마무리 되는 것이 특이하다고 느꼈다.
뒤이어 이어지는 앵콜곡은, 역시나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이었다!
Brahms : Hungarian Dance No.6 in D Flat Major
다소 생소한 곡이었지만, 경쾌하고 장난기가 느껴지는 재밌는 곡이었다.
쾅! 쾅! 소리에 맞춰 팔을 휘두르는 히사이시조의 모습도 재밌었다.
지휘자와 연주자의 합이 정말 좋았다고 할까, 멋진 앵콜이었다!
오늘의 콘서트는 정말, 밀고 당기는 연주에 정신을 못차리고 흠뻑 빠져들었다.
FOC가 시작될 때만 해도, 브람스의 교향곡에 눈을 뜨기 전이었는데,
이제는 히사이시조 덕분에 그 진가를 알게 된 것 같다.
FOC가 갖고 있는 특유의 음색과 악센트, 리듬감, 스피드 등등... FOC가 갖고 있는 매력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미니멀 작품과 클래식 작품을 연결지어 소개시키는 콘서트는 얼마나 될까,
또 이렇게 완성도 높게 곡을 들을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다음 FOC는 7월에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다가온다.
히사이시조의 Recomposed 악곡은 어떻게 선보이게될지, 그리고 아직 발표되지 않은 곡은 어떤 곡일지.
히사이시조가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전집으로 만날 그 날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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