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히사이시조 - 신 일본 필 교향악단 제637회 정기 연주회 리뷰
    히사이시조 (Joe Hisaishi) 2021. 9. 25. 16:13

    시작하며

     

    9월 12일(일) 제637회 정기 연주회 (히사이시 조 지휘 · 산토리 홀)의 공연이 유료 아카이브 전달됐다.

    시청 티켓 판매 기간이 9월 29일(수)까지로 꽤 짧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서두르셔야 할 것 같다.

    https://curtaincall.media/archivevideo?id=3167

     

    第637回定期演奏会 〈サントリーホール・シリーズ〉

    指揮:久石譲 久石譲:Metaphysica(交響曲第3番)     新日本フィル創立50周年委嘱作品/世界初演 マーラー:交響曲第1番 ニ長調 「巨人」 アーカイブ配信 9月29日(水)23:59まで ■視聴

    curtaincall.media

     

    이번 공연에서는 히사이시조의 신작인 세번째 교향곡이 세계초연되고 말러의 첫번째 교향곡이 연주됐다.

     

    두번째 교향곡에 대한 리뷰를 한지 2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세번째 교향곡을 영상과 함께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히사이시조의 팬으로써 대단히 기뻤다.

    세번째 교향곡도 역시 놓치지 않고 제대로 리뷰해보려고 한다.

     

     

    Joe Hisaishi : Metaphysica(Symphony No. 3)

     

    히사이시조의 세번째 교향곡으로, Metaphysica는 라틴어로 형이상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형이상학은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말이지만 히사이시조의 프로그램 노트에 따르면 형이상학이 존재와 지식을 이해하는 학문이듯, 이번 교향곡도 소리의 운동성만으로 구성되어있는 악곡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교향곡의 첫번째 악장과 세번째 악장의 제목은 형이상학에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게 재미있었다.

     

    사실은, 말러라는 작곡가도 죽음과 형이상학에 대해 일생을 두고 고민하고 추구했던 작곡가이다.

    형이상학에 대한 말러와 히사이시조의 전혀 다른 접근은 확연히 다른 성격의 두 교향곡을 만들고 있다. 

     

    I. existence

    Joe Hisaishi : Metaphysica(Symphony No. 3) I. existence

    신 일본 필 교향악단의 50주년을 기념하여 위촉된,

    그리고 새로운 시즌의 시작이 되는 곡답게 6대의 호른의 웅장한 연주로 시작한다.

    축전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처음 연주되는 이 멜로디가 첫번째 악장의 주요 주제가 된다.

     

    거대한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것조차 생략한 채 높이 떠올라서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니는 느낌의 곡이었다.

     

    내가 그런 비행기가 됐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몸을 맡기면 혼돈 속의 평화가 찾아오는 신기한 곡이었다.

     

    이 곡에 혼돈 속에 질서가 느껴지는 것은 박자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히사이시조가 프로그램 노트에서 밝혔던

     

    쉼표를 포함한 16분 음표 3개분의 리듬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그 위에 멜로디적인 움직임이 변화하고 있다

     

    고 하는 설명은 완벽하게 이해하긴 힘들지만,

    NJP의 비올라 연주자 Yoichi Yoshitsuru씨의 트위터의 악보 사진 한장이 힌트를 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고 빨랐던 리듬이 차분해지다가 이내 다시 격정적으로 출렁인다.

    이때 7대의 호른이 일제히 악기를 높이 들어올리며 연주한다. 

     

     

    말러의 교향곡을 의식한 시각적인 효과일지도 모른다. 음향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다시 거세지며 클라이막스로 간 후 히사이시조가 주먹을 휘어잡음과 동시에 급하게 마무리된다. 

     

     

    II. where are we going?

    Joe Hisaishi : Metaphysica(Symphony No. 3) II. where are we going?

     

    현악기들이 주제를 제시한다. 앞의 악장과 대조적으로 비교적 차분하고 느긋한 속도의 듣기 좋은 멜로디이다. 

     

     

    히사이시조의 지휘봉을 보면, 이런 분위기에서는 지휘봉을 손 뒤로 접어놓고서 맨손으로 지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두번째 악장 역시 주제가 되는 모티브가 반복되는 미니멀 곡이다.

    목관악기, 그리고 금관악기가 차례로 들어서며 감정적으로 고조된다.

     

    히사이시조가 지휘봉을 손 앞으로 다시 꺼내든다.

    그 뒤 조금 지나서 곡의 분위기가 바뀐다. 박자가 빨라지고 멜로디가 변화하고 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같은 문구의 멜로디의 박자가 압축되며 변주됐을 뿐이다. 

     

     

    두번째 악장의 한가운데에 Quartet의 파트도 있다. 재미있는 구성이다.

    큰 북, 팀파니, 스네어드럼 등의 퍼커션이 이후에 곡의 분위기를 돋운다.
    거기에 공(gong)과 튜블러벨이 합세하여 근사한 분위기이다. 글로켄슈필의 반짝이는 소리도 들린다.

    그렇게 절정에 이르고나서 트럼본, 트럼펫, 호른 등이 주제를 멋지게 연주하고 

    마지막으로 현악기가 다시 주제를 조용히 반복하며 마무리된다.

    마치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듯한 악장이었다.

     

    III. substance

    Joe Hisaishi : Metaphysica(Symphony No. 3) III. substance

     

    세번째 악장은 또다시 혼돈이다.

    매우 폭발적인 소리를 내며 시작한다.  

    도, 솔, 레, 파, 시♭, 미♭ ! 두 옥타브가 넘는 피치를 단숨에 뛰어넘는다.

    첫번째 악장인 existence에서보다 훨씬 격렬하고 빠르다.

     

    우주에다 로켓을 연거푸 쏘아올린 후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분위기가 되기도 하고,

    또다시 혼돈이 찾아온다.

     

    그런 식으로 분위기가 여러 차례 변화하는 곡이 되고 있다.

     

    곡의 핵심이 되고 있는 6개의 음을 두차례 꾹꾹 눌러담듯 연주하는 부분도 있다.

    도! 솔! 레! 파! 시♭! 미♭!

    그 부분에서 히사이시조의 미니멀곡인 DEAD에서의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잠잠하다 싶더니 쿵쿵거리며 소란스러운 분위기로 이어지고,

    또 뒤이어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이때 빠질 수 없는 우드블럭이 등장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말러의 1번 교향곡의 4악장이 조용해졌다가 터지는 것을 반복하며 감정을 극에 달하게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도 받았다.

     

     

    7대의 호른이 1악장때와 같이 또다시 하늘을 날기 시작하며 곡의 종반을 향해 간다.

    3악장의 처음 시작과 같이 두 옥타브가 넘는 피치를 단숨에 뛰어넘는 폭발적인 로켓을 연달아 발사하며(?) 마무리된다.

     


    Metaphysica는 두번째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소리의 운동성과 논리만을 중시하여 작곡된 곡이라고 생각하지만,

    훨씬 리듬이 복잡하고 속도감과 소리의 움직임 정도가 강렬했다.

     

    결론적으로 Metaphysica는 대규모의 편성에 걸맞게 강력함을 보여줬던 교향곡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악장은 혼란스럽고 폭발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곡을 듣고 나서 몇 일을 앓아 눕지...는 않았지만 그정도로 임팩트가 강한 곡이었다.

     

     


    G.Mahler : Symphony No.1 in D Major ‘Titan’

     

    1악장의 서서히 먼동이 트는 듯한 분위기나, 뻐꾸기 소리라고 불리는 4도하행부터

    앞에 연주된 히사이시조의 Metaphysica와 극명하게 다른 두 교향곡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무대 밖에서 들리는 트럼펫 소리.

    악보의 in sehr weiter Entfernung aufgestellt(아주 먼 곳에 배치)라는 지시사항을 위해 트럼펫 주자는 무대 밖에서 연주한 뒤 무대로 입장하는 것도 볼 수 있다. 

    교향곡을 쓰기 전 작곡된 말러의 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의 주제 선율이 자주 등장하거나,

    2악장에는 오스트리아 민요인 렌틀러 춤곡이 등장하고, 

    3악장에서는 유명한 보헤미안의 민요 Jacques Frere를 장송곡풍으로 패러디하여 연주하는 등,

    말러의 독특함을 시대를 넘어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4악장이었다. 젊은 말러의 괴로움이 느껴지는 처절한 시작은 지옥의 테마이다.

    이어 길고 아름답게 연주되는 제2주제는 천국의 테마이다.

     

     

    1악장에서 트럼펫이 무대밖에서 연주했던 서주(Introduction)과 천국의 테마가 만나면서 환희를 느낄 수 있다.

    이때 호른의 8명의 주자가 모두 일어서 강력한 연주를 보여준다. 

    (호른의 뒤에서 연주하는 트럼본은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Titan에서 호른을 치켜들어 연주하는 모습과 

    Metaphysica에서 호른을 치켜들어 연주하는 모습,

    그리고 Titan의 마지막 악장과 Metaphysica의 마지막 악장.

     

    묘하게 공통점이 보이는 듯한 두 교향곡이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채의 논리, 소리의 운동성만을 추구한 Metaphysica와

    숲의 조용한 아침의 분위기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Titan.

     

    대편성의 호화로운 오케스트라에 히사이시조의 신작, 말러의 교향곡까지.

    정말 재미있는 콘서트였다.

     

     

    마치며

     

    2021년은 미니멀 음악의 해이다.

     

    Song of Hope에 수록된 미니멀 곡, Minima_Rhythm IV, I Want to Talk to You, 

    Symphony No.2, Symphony No.3, 그리고 10월 M.F.콘서트에서의 Two Dances까지.

     

    이제부터 히사이시조가 또 다시 교향곡 4번, 5번, 6번 등등을 차례로 내기 시작할지, 

    아니면 여러 편성의 미니멀 곡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반응형

    TAG

    댓글 0

© TENDO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