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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사이시조 -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히사이시조 (Joe Hisaishi) 2020. 8. 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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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久石譲 - Beethoven, Violin Concerto Op.61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20년 8월 4일 히사이시조가 지휘, 신일본필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이다.

    개최 전에 코로나로 인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실시간 온라인 시청과 아카이브, 그리고 거리두기로 좌석수를 제한한 홀 감상이 진행됐다.


    더블베이스를 제외하고는 보면대가 연주자당 하나씩. 악수대신 주먹인사, 팔꿈치인사가 눈에 띄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바이올린 협주곡은 베토벤이 당 시대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프란츠 클레멘트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솔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마감일까지 악보를 주는게 관례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베토벤도 마감일에 쫓겼던 작가의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파격적인 면도 있고, '반복'이 계속되는 음악이다. 베토벤의 생전에는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탕으로 피아노 협주곡(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d장조 op.61)도 작곡됐지만, 바이올린 협주곡은 초연 이후 연주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8년이 지나고 당시 13세의 요제프 요하임의 연주로 세상에 다시 주목받는 곡이 됐고, 지금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명곡으로 꼽힌다. 베토벤이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도 이 곡이 유일하다.


    히사이시조의 카덴차에 대해


    카덴차란 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에 독주자나 독창자가 연주하는 기교적이고 화려한 부분을 말한다. 베토벤은 이 곡을 작곡할 때 1악장, 3악장의 카덴차를 미완성으로 두었다고 한다. 이후에 많은 카덴차가 생겨났는데, 카덴차 부분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이 곡의 청취 포인트다.


    히사이시조는 앞서 이야기했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d장조 op.61에 베토벤이 직접 집어넣은 카덴차를 바탕으로 바이올린 버젼의 카덴차로 편곡했다.  아마 베토벤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마저 완성했더라도 피아노 협주곡의 카덴차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연주 영상에 대한 리뷰

    우선 이번 공연은 신일본필오케스트라의 콘서트 마스터 최문수(崔文洙)씨와 야스시 토요시마(豊嶋泰嗣)씨가 각각 콘서트 마스터와 솔로 바이올린으로 나선다. 두 콘서트 마스터의 보기 드문 공연이다. 특히 야스시 토요시마씨는 지브리 부도칸콘서트와 최근 내한공연, WDO콘서트 등으로 굉장히 익숙한 연주자다.


    게다가 평상시 공개되지 않은 백스테이지 뷰를 제공해서 연주 직전에 연주홀로 나서는 연주자, 지휘자들의 모습과 연주를 마친 모습 등을 구경할 수 있어 재밌었다.



    1악장 : Allegro ma non troppo (Cadenza by Beethoven & Joe Hisaishi)

    둥둥둥둥둥


    팀파니의 D음을 시작으로 1악장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팀파니로 시작하는 파격이다. (여태 이런 곡은 없었다. 선율이 없이 타악기의 두드림으로 곡이 시작하다니!) 4분의 4박자 곡이므로 이 곡은 사실 첫마디의 팀파니의 4번의 두드림으로 시작한다고 봐도 좋다. 곡의 중간중간 팀파니의 4번의 두드림은 전체적으로 곡의 통일감을 높여주는 것 같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1악장이 20여분으로 굉장히 긴 편에 속한다. 중간중간 단조로 바뀌며 분위기가 가끔 바뀌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따뜻한 햇살이 드리우는 평화로운 정원이 연상되는 곡이다.


    독주자의 연주 전에 오케스트라가 제시부를 연주하는데, 이 제시부도 굉장히 긴 편에 속한다.  웅장하고 위엄있는 전개로 기대감을 함껏 높인다.


    오케스트라도 너무 반주스럽지 않고, 솔로 바이올린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오케스트라를 상대한다. 솔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아주 인상적이다. 어느 하나의 존재감만 돋보이지 않고 잘 살려낸 것 같다. 히사이시조가 그 미묘한 부분을 잘 지휘한 것 같다. 또한 솔로 바이올린이 고음을 깔끔하고 확실하게 잘 연주해주어 귀가 호강했다.


    1악장의 뒷부분의 카덴차는 첼로 그뒤로 제1바이올린의 콘서트마스터, 팀파니까지 붙는다. 앞서 말한 피아노 협주곡의 카덴차 형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팀파니가 카덴차에 따라붙으면서 흥미진진해지고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1악장이 굉장히 재밌어진 것 같고 이색적이다.


    2악장 : Larghetto (Cadenza by Beethoven & Joe Hisaishi)


    2악장은 약음기를 낀 현악기들이 주제를 제시하며 평화롭게 시작된다. 2악장은 주제와 3개의 변주로 이루어지는데, 솔로 바이올린은 변주 사이에서 애틋한 느낌이 담긴 선율을 아름답게 연주한다.

    2악장의 마지막 카덴차 역시 피아노 협주곡의 원래 카덴차의 길이에 충실하게 재현된다. 대체로는 짧게 편곡되기 마련이지만, 히사이시조의 버젼은 많은 버젼 중에서 완전판에 제일 가깝다. 2악장의 마지막 카덴차가 3악장의 첫부분과 부드럽게 이어지는데, 두 악장이 미묘하게 만나는 부분이 재밌다.


    3악장 : Rondo Allegro (Cadenza by Beethoven & Joe Hisaishi)


    3악장은 주제(A)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부차적인 주제(B, C)가 자리하는 형식, 론도 형식인데 곡이 굉장히 풍성하고 완성된 느낌을 갖게 한다. 비교적 빠른 춤곡풍의 선율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세상 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하이라이트인 3악장 마지막 화려한 카덴차가 펼쳐진다. (카메라 감독은 이때 히사이시조의 웃음을 포착했어야 했는데!)





    마치며


    히사이시조는 9월에 신일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Composer in residence and Music Partner에 취임하게 된다.

    지금까지 음악감독으로써 월드 드림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 이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또한 레퍼런스로써 현대곡을 작곡하여 제공한다고 하니, 그의 작곡 활동에도 기대가 된다.


    이번 콘서트는 아카이브 동영상으로 단돈 1000엔의 가격으로 올해 8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8월 31일까지 언제라도, 몇번이고 OK!라고 돼있다.) 중간중간 일본어이지만 히사이시조의 인터뷰, 수석 바순 연주자의 인터뷰도 포함됐고 개연전 실내악 공연을 포함한 전공연(히사이시조의 미니멀 곡 Encounter,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7번 교향곡 전악장)을 볼 수도 있다.


    https://tiget.net/tours/summermuza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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